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분석 (1/2)
가족 단톡방에 어머니께서 유튜브 링크 3개를 올려주셨다. 삼프로TV라는 경제 채널에서 대선 특집으로 각각 안철수,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나다 순)와 경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 동영상들이었다. 해당 링크를 보고 대선이 정말 코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일관적이지 못한 정부의 코로나 관련 방역 지침과 탈원전을 비롯해 북한에 원조를 아낌없이 해주는 정책을 보며 불만이 생겼고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내 실망했다.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5년 동안 해야하고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야하는 리더이다. 정치, 경제, 국가안보와 복지에 대한 철학과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획안을 토대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뽑아야 하는데, “도덕성”이라는 잣대를 과하게 들이미는 것 같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수장이므로 깨끗하고 올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유교적인 선비의식이 아직도 우리나라에 자리 잡혀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서 각 진영은 도덕성에 어떻게든 흠집을 내기 위해 후보 뿐만 아니라 후보의 가족의 부정 부패를 끄집어내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를 펼치고 있다. 각종 언론과 매체들은 이런 자극적인 가십거리를 퍼나르며 조회수를 올리고 사람들은 공약을 기억하지도 못한다. 아래는 수년 간 정치 관련 기사와 영상을 보고 댓글들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점들이다:
- 유권자들은 지지하는 진영의 반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매우 박하며, 양당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장 큰 두개의 당의 지지율 합이 70%를 넘는다)
- 유권자들은 눈대중으로만 봐도 공약을 비교 정리하는 영상보다, 막말과 후보의 도덕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에 관심이 더 많고 조회수 또한 더 높다. (해당 주장은 검증을 위해 유튜브 영상 데이터 분석을 진행해야겠다.)
- 정치인들은 공약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얘기를 하지만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재원은 도대체 어디서 마련할건데…? 이 중에서 절반이라도 실행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가?
기업의 가치는 크게 다르지 않은 선에서 비슷하게 책정된다. 정해진 평가 항목, 기준, 방법이 있고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명확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고, 취향과 욕망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평가를 하는 항목도, 기준도, 방법도 전부 상이하다. 한 대선 후보자에 대해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으로서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나 역량을 하나만 뽑으라고 한다면 “비전 제시”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세대간의 불화, 젠더간의 갈등, 점점 심화되는 부의 양극화로 사람들이 점점 분열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갈등의 시대 속에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미래가 그려지는 희망적인 메시지와 함께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 참된 리더라 믿는다. 그리고 후보자의 비전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공약이다. 비전 달성을 위해 필요한 마일스톤이 공약이기 때문이다.
공약을 보고 대통령을 뽑으라는 말은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이지만, 현재 유권자들 중에서 모든 후보자들의 공약을 전부 알고 투표권을 행사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자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이라는 회피적인 태도로 나태한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요한 후보들의 공약을 정리해보고 “최고“의 후보를 뽑을 것이다.
20대 대선 후보 공약 정리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는 총 3명이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국민의당: 안철수
세 후보의 정책분야별 공약을 정리해보고 몇가지 주관적인 척도로 점수를 매겨 총점으로 최고의 후보를 뽑고자 한다. 국가정책연구포털에 의하면 국가정책은 크게 16가지로 나눠져 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를 선정했다. 해당 분야에 대한 각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고 평가를 하고자 한다.
경제 - 부동산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실패한 정책을 하나 꼽자면 부동산 정책일 것이다.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하고 임대차 3법을 시행하여 다주택자에게 무리한 압력을 가하여 공급 자체를 끊어버려 결과적으로 전월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렇기 때문에 모든 후보자 입장에서 부동산 공약은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세 후보의 공약은 정말 비슷하다. 사실 큰 틀에서는 그냥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택 공급을 늘리고 철도를 연장 및 지하화 하겠다라는 내용으로 일관적이다.
큰 차이점은 공급 주체에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주택 및 임대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기로 한 반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분양형 주택을 주로 공급하기로 공약을 한 상태이다. 정부의 역할 또한 각 후보마다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 기본주택을 제외한 공공 주택의 가격까지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윤석열 후보는 공공의 역할을 최소화 하고 시장경제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안철수 후보는 두 후보 사이에 있는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세금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토지이익배당금제(국토보유세)를 신설하여 많은 토지를 가진 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려고 한다. 윤석열 후보는 오히려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세금을 감면하려 하고, 안철수 후보는 중국인을 겨냥한 “외국인 투기세” 방안을 내놨다.
개인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국가가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제 바보가 아니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으면 그 의도와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꼼꼼하게 파악을 하고, 법의 테두리를 오묘하게 회피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하고 절대불변의 원리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공급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가격은 내려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장의 역할을 억제하는 이재명 후보의 정책에는 공감하지 못하겠다. 또한 모든 후보의 파격적인 주택 공급 정책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5년동안 200~300만 호를 어떻게, 어떠한 재원을 사용하여 지을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연 평균 서울 주택 공급은 8만호가 안된다. 다시말해 임기 기간동안 40만호 공급도 무리라는 얘기이다. 그나마 가장 실현가능성이 있고 효과적인 공약은 안철수 후보의 “외국인 부동산 투기세”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의 투기수요를 줄인다면 집값이 오히려 더 안정될 수 있을 것 같다.
승자: 안철수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는 모든 대선후보들이 유권자들의 눈치를 많이 보기 때문에 유사한 공약을 내세운 것 같다. 일부 내용은 실현성 가능성이 전혀 없어보이고 이행에 대한 책임을 다다음 정부에게 넘기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의 성격에 좀 가까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각 정당과 후보의 성격이 명확하게 갈릴 것으로 생각된다. 다뤄야할 정책 분야가 국제통상 및 외교안보, 사회 문제, 과학기술 등 남았지만, 글이 길어져 2편에서 이어서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