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문제 해결하기 (1/2)
작년 9월 말 부터 넥슨의 글로벌성장전략팀에서 일하게 되었다. 모집 공고의 “데이터 분석”이라는 워딩에 속아(?) 지원을 하게 되었고, 합격까지 하게 되었다. 코딩 언어 대신 엑셀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매번 일일이 가공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동안 해왔던 공부와 내 석사 생활의 시절이 부정당한 느낌이라 현타가 오기도 했고, 게임업에 종사한다는 것을 핑계로 취직 후에는 하루종일 게임만 했다. 또한 취직이라는 큰 목표가 달성이 되자 허탈감이 생겼고,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할 지에 대해 막막했다. 단순하게 일이 재미가 없어서 혹은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럽게 찾아온 우울증과 답답함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생각 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나”에게 있었다. 남들이 얘기하는 번아웃이 온 것 같았다.
내가 데이터 분석 공부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두가지였다. “앞으로 유망한 분야며 돈을 잘 벌 수 있다”, 그리고 “남들보다 잘해서” 였다. 또래보다 자신있었던 밤샘과 끈기로 코딩을 독학했고 나름 괜찮은 아웃풋과 스펙을 쌓아왔다. 과정이 흥미있었다기 보다, 결과가 좋았고 잘한다는 얘기를 들어 자신감이 붙었었다. 하지만, 난 우물안의 개구리였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친구들 보다 알고리즘 기초가 부족하여 코딩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고, 통계를 전공한 친구들 보다 문제를 수식으로 표현하고 모델링을 하는 것에 약했다. UBC에 석사로 가서는 나보다 더 뛰어난 친구들을 보면서 내 그릇의 크기에 대한 의문을 품기도 했다. 어찌보면 코로나를 핑계로 데이터 분석이라는 학문과 분야에서 도피를 한 것 같기도 하다. 남들은 내가 “잘 풀린 케이스”라고 생각을 하지만, 남 모를 열등감과 그 동안의 노력에 대한 회의감으로 속앓이를 많이 했다.
문제 해결의 단계를 논하는 모델은 굉장히 많이 봐왔지만, 항상 첫 단계는 동일하다: 문제를 인식하는 것. 현재 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니 분명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맥킨지의 문제해결 프로세스 7단계를 활용하여 현재 내가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인생 마일스톤을 세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Step 1: 문제 정의
내 현재 문제점을 대략적으로 정의 및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 내가 전략 직무이기 때문에 타부서 업무에 해당하는 데이터 분석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
- 약 10개월 동안 일해왔던 것을 다음 커리어로 어떻게 발전시킬지 잘 모르겠다. (전문성을 어떻게 쌓을까 방향감을 상실하고 길을 잃은 사회초년생)
- 내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 나의 가치가 너무 낮다고 생각이 된다.
Step 2: 문제의 구조화/세분화
위의 나열된 문제점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 고민해봤다. 내가 위에서 길게 한탄한 내용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
내가 전략 직무이기 때문에 타부서 업무에 해당하는 데이터 분석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 데이터 분석 지식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지 모르겠다
- 데이터 직무를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
약 10개월 동안 일해왔던 것을 다음 커리어로 어떻게 발전시킬지 잘 모르겠다. (전문성을 어떻게 쌓을까 방향감을 상실하고 길을 잃은 사회초년생)- 다음 커리어 목표의 부재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할 지에 대해 막막했다”)
- 지금까지 해오고 배웠던 일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 및 정리가 되어있지 않음
내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 나의 가치가 너무 낮다고 생각이 된다.- 연봉에 대한 욕심 (“돈을 잘 벌 수 있다”)
- 남들과의 비교를 통한 자존감 하락
Step 3: 문제의 우선순위 파악
우선순위를 정리해본 결과, 생각보다 난 속물적이었다 😳. 내가 주식을 하고 코인을 하고 열심히 고민을 하는 것은 결국 영앤리치가 되기 위해서였다. 은연중에 나는 고민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 연봉에 대한 욕심
- 다음 커리어 목표의 부재
- 데이터 분석 지식 활용에 대한 갈증
연봉에 대한 욕심은 내가 당장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해결 가능하며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문제는 커리어 목표의 설정이 되겠다.
Step 4: 문제 분석 및 워크 플랜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 분배 따윈 없다.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 다음 커리어 목표의 부재
- 전략 업무를 가진 사람들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직무를 거쳐왔으며 현재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 지를 파악 (지원공고 같은 것을 뒤져보자)
- 현재까지 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 포트폴리오 식으로 적어보자. 그리고 다른 전략 직무의 사람들은 이력서를 어떻게 썼는지 Linkedin을 통해서 확인해보자.
- 데이터 분석 공부를 했지만, 현재 컨설팅, 전략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분들 또한 있는지 찾아보자. (없으면 내가 개척해야지!!!!)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니까 뭔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는 것 같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앞으로 이 사이트는 주저리주저리 일기장처럼 활용해 봐야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Step 5~7은 Step 4 수행 후 같이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