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2021년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인 메타버스에 대한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Summary
메타버스가 대체 뭐야?
매 해마다 비즈니스, 언론, 사람을 입속에 오르내리는 핫한 키워드들이 있다. 최근 몇년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키워드로는 유비쿼터스, 4차산업, 빅데이터, 공유경제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IT, 경제, 비즈니스 트렌드와 신조어들은 계속해서 만들어 지지만, 대부분은 키워드 장사에 그치는 것 같다. YOLO라는 단어가 한 때 반짝 유행했다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처럼, 돈을 위해 선전하는 가짜 트렌드가 너무 많았다. 현존하는 기술에 미래지향적인 얘기들을 잔뜩 갖다 붙이기만 하면 뭐든 트렌드처럼 보이는 것이다.
메타버스를 예로 들어보자. 누구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제페토, 도깨비를 메타버스라고 얘기를 하고, 다른 누구는 SNS가 메타버스라고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구글 어스, 배민, 직방을 메타버스라고 분류한다. 모두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의 얘기를 하고 있다. 각자 생각하는 키워드에 대한 정의가 다른 것이다.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메타버스 또한 코로나로 인해 반짝하고 금세 사라질 키워드 일까?
메타버스의 정의
메타버스는 Neal Stephenson 이라는 아저씨가 자신의 SF소설 Snow Crash에서 처음 만들어서 사용한 단어이다. 인터넷의 뒤를 잇는 현실 세계를 모방한 VR 기술 기반의 세계라는 의미로 사용한 단어이며, 사람들은 “Avatar”로 메타버스에 접속한다고 했다. 이 분의 정의에 의하면 위에서 나열한 예시들은 메타버스가 될 수 없다. Stephenson가 원래 정의한 메타버스에 가장 가까운 것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원에 나오는 OASIS 게임일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메타버스에 가장 근접하게 발전된 형태는 Facebook에서 개발한 오큘러스2 기반 어플리케이션일 것이다.
언어는 가변성과 융통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확대, 축소, 변경될 수 있고 지금 사람들이 사용하는 “메타버스”의 정의 또한 좀 더 포괄적으로 변한 것 같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메타버스의 현황과 향후 과제에서는 메타버스를 두가지 의미로 정의한다:
-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하고 그 속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
- 가상・증강현실(VR・AR)과 같은 가상융합기술(XR; eXtended Reality)의 활용을 강조하여 ‘확장 가상 세계’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게임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 앞으로 해야할 일이 사전에 프로그래밍 된 것이 아니라 본인과 다른 사람의 결정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개방형 구조라는 점
- 본인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가상세계는 종료되지 않고 지속된다는 점
- 구성원의 합의나 서비스 제공자의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가상 세계는 처음으로 리셋되지 않는다는 점
이 자료를 작성하신 분은 게임 아주 오래전에 해보신 분으로 생각된다. 대부분의 자유도가 높은 게임 (GTA, 엘더스크롤)은 위의 사항을 전부 만족한다.
외국에서는 그럼 어떻게 정의를 하고 있을까?
포브스 기사에 의하면 역시 모든 사람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
- “I think the Metaverse is the all-encompassing space in which all digital experience sits; the observable digital universe made up of millions of digital galaxies” -Posterscope Group Innovation Director-
- “My general description: The Metaverse crosses the physical/digital divide between actual and virtual realities.” - Nike Global Director-
- “An exponentially growing virtual universe where people can create their own world how they see fit adapting experiences and knowledge from the physical world” - The Founder of AI Journal-
이쯤되면 메타버스의 정의는 그냥 이렇게 될 것 같다:
- VR, AR이 들어간 (뭐 굳이 안들어가도 되고~) 현실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
- 그냥 게임이다.
나 혼자 내리는 섣부른 결론
코로나19 라는 특수성으로 인해서 갑자기 부상한 키워드 메타버스의 유행은 너무 이른 것 같다. 현재 백신의 보급과 위드 코로나가 대두되는 시점에서 메타버스의 유행은 곧 사그러들 것처럼 보인다. 온라인에서는 현실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그 경험이 현실을 대체할 수는 없다. 현실과의 유사도가 불쾌한 골짜기를 넘는 그 시점에서 메타버스의 보편화와 정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VR, 4D 기술, 6~7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없이 메타버스는 그냥 게임/온라인 환경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 줄 요약: 현 시점에서 메타버스는 그냥 장사용 키워드이며 거품이 너무 껴있다.